조지 소로스는 헝가리계 미국인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자선가입니다. 그는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의 회장이며 주식 시장에 성공적인 투자와 오픈 소사이어티 재단을 통한 자선 활동으로 유명합니다. 1992년 소로스는 블랙 웬즈데이 영국 외환위기 당시 영국 파운드화 100억 달러어치를 공매도한 것으로 유명해 '잉글랜드 은행을 깬 남자'로 불리기도 합니다. 또, 그는 정치 운동가이며, 진보적인 대의를 지지하고 권위주의 정권을 비판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조지 소로스는 스스로를 실패한 철학자라고 부르는만큼, 몇 권의 책을 냈습니다. 『오류의 시대』에서는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소로스의 견해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고 있습니다. 『금융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소로스의 견해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소로스 투자 특강』은 조지 소로스가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중앙유럽대학에서 강의한 내용을 모은 책입니다. 이 강의에서 소로스는 "열린 사회"라는 자신의 개념과 그것이 달성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는 열린 사회는 개인이 생각하고 표현할 자유가 있고, 어떤 한 집단이 권력을 독점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견제와 균형의 체계가 있는 사회라고 주장합니다.
소로스는 강의 내내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평생 배운 교훈을 되새깁니다. 그는 자신의 자선 사업과 사회에서 개인의 역할에 대한 통찰력을 공유하고, 열린 사회가 경제적 번영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인권을 보존하고 민주주의를 촉진하며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자신의 신념을 피력합니다.
전반적으로 '소로스 강의'는 열린 사회에 대한 소로스의 견해와 그 실현 방법을 심층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에 대한 소득만 바란다면 큰 아쉬움을 남긴 독서가 될 수 있습니다.

투자와 가장 밀접한 내용은 그가 말하는 재귀성(reflexivity)입니다. 재귀성은 그의 투자 철학의 중심이며 시장과 사회가 어떻게 기능하는지에 대한 그의 관점입니다. 재귀성이란, 인식과 현실 사이의 피드백 루프를 말하며, 사람들의 상황에 대한 인식이 그 상황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다시 사람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엑셀로 치자면 순환참조가 되어 나타나는 오류입니다. 함수에서는 출력된 값이 다시 입력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금융 시장의 맥락에서, 소로스는 주식이나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가격을 본질적인 가치에서 멀어지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재귀성이 시장의 비효율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는 효율적 시장이론에 반대되는 내용입니다.
효율적 시장이론은 금융시장이 정보를 처리하는 데 효율적이며 주식과 같은 자산의 가격이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반영한다고 제안하는 경제 이론입니다. 이 이론은 투자자와 거래자 등 시장 참여자들이 합리적으로 행동하고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는 생각에 기초합니다. 여기까지만 봐도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워런 버핏도 이에 대해서 아래처럼 밝힌 적이 있습니다.
효율적인 시장 이론은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가 주식의 현재 시장 가격에 반영된다는 이론이다. 나는 그것을 믿지 않는다.
-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1999
효율적인 시장 이론은 지금까지 제기된 아이디어 중 가장 어리석은 아이디어 중 하나이다.
-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2005
저는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한 정보를 사용하여 평균보다 높은 수익을 지속적으로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효율적인 시장 이론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비판해 왔습니다.
- 버크셔 헤서웨이 연례 서한, 2008
소로스는 투자자들의 인식이 펀더멘털에 기반하지 않을 수 있는 시장 흐름을 만들 수 있으고 이것이 증폭되어 거품이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시장과 사회의 불균형 상태이고 오히려 이 상태가 보통의 상태라고 말합니다. 시장과 사회가 균형을 이루는 상태(펀더멘탈과 벨류에이션이 동등한 상태)는 드물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재귀성이 바로 균형에서 불균형으로, 불균형에서 균형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이라고 말합니다.
요약하자면 재귀성은 소로스가 금융시장, 정치, 사회에서 지각과 현실의 상호작용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해온 개념입니다. 그는 재귀성이 정치와 사회에서 시장의 비효율성과 잘못된 의사결정을 초래할 수 있으며, 개방된 사회는 재귀성에 의한 영향이 덜하다고 주장합니다.
깊이 파고들던 중, 나는 스스로 세운 복잡한 이론 속에서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어느 날 아침 깨어보니 전날 밤에 써놓은 글조 차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 순간 철학 공부를 포기하고 돈벌이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내 철학의 핵심 아이디어는 간단하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생각하는 사람이 어떤 상황에 속해 있을 때, 그 사람이 세상을 보는 관점은 항상 부분적이고 왜곡될 수밖 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류성의 원리입니다. 두 번째는 이런 왜곡된 관점이 부적절한 행동을 낳기 때문에 그 상황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재귀성의 원리입니다.
재귀성 개념에 대해서는 조금 더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귀성 개념은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상황에만 적용됩니다. 사람의 생각은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합니다. 하나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해하는 기능입니다. 나는 이것을 인지 기능cognitive functio n이라고 부릅니다. 다른 하나는 상황을 자신에게 이롭게 바꾸는 기능입니다. 이것은 참여 기능 또는 조작 기능manipidative hmction 이라고 부릅니다.
대개 균형과 동떨어진 상황에서는 인지와 현실의 차이가 극에 달한 나머지, 긍정적 피드백이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처음에는 자기강화로 시작되지만 결국 자기 파멸로 이어지는 호황-불황 과정이 바로 금융시장의 특성입니다. 물론 이런 현상은 다른 분야에서도 발생합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현실을 왜곡해서 해석하고 여기서 나온 결과가 현실을 더 왜곡하는 현상을 나는 '풍부한 오류fertile fallacies’라고 부릅니다.
불확실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람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없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재귀성이 아닌데도 인간사에 불확실성을 일으킵니다. 사람마다 이해관계가 다르면 일부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는데 이것도 불확실성의 원천입니다. 게다가 사람들이 추구하는 여러 가치관이 서로 모순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사야 벌린isaiah Berlin은 재귀성에서 비롯되는 불확실성보다 이런 요소들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이 훨씬 많다고 지적합니다. 나는 이런 불확실성을 뭉뚱그려서 '인간 불확실성의 원리’라고 부르겠습니다. 이 개념은 재귀성보다 광범위합니다.
물리학과 같은 연구 성과를 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이에크는 자연과학에서 쓰는 계량 기법을 비판 없이 기계적으로 사회 과학에 적용하는 행태를 맹렬히 비판했습니다. 그는 이런 행태를 ‘과학주의라고 불렀습니다.
균형에 가까운 상황(시장이 무작위로 오르내린다)과 균형에서 동떨어진 상황(거품이 압도한다)을 구분해두면 유용합니다. 균형에 가까운 상황은 단조롭고 반복적인 일상 사건들이라서 통계 이론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균형에서 동떨어진 상황은 독특한 역사적 사건을 일으키며 그 결과가 불확실해서, 일상적 사건에 바탕을 둔 통계 이론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나는 이른바 ‘자원의 저주’와 관련해서 대리인 문제를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자원의 저주란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에 흔히 부패하고 억압적인 정부, 폭동, 내전이 많아서, 천연자원이 부족한 나라보다 사람들이 더 가난하고 비참하게 살아가는 경향을 말합니다. 콩고, 수단,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를 생각해보십시오.
시장 참여자들은 시장 가치에 따라 행동하고, 시장 가치는 그 특성이 사회를 유지하는 도덕 가치와 전혀 다릅니다. 바로 이런 연유에서 시장 가치와 사회 가치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는데, 나는 아직도 이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는 소련 공산주의처럼 열린사회에 정면으로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더라도 자본주의는 열린사회를 심각하게 위협합니다. 이미 한 가지를 언급했는데요, 금융시장은 균형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흔히 거품을 향한다는 것입니다. 규제 기능을 제거하자 거대 거품이 형성되었는데, 이 거품이 터지면 미국 경제는 앞으로 여러 해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거칠 수밖에 없습니다. 선의의 토론자들은 상대편 역시 선의의 토론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잦습니다. 상대편의 선의를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편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 다음 주장의 본질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중국이 미국의 역할을 어느 정도 대신할 것입니다. 중국은 세계화 과정에서 가장 큰 혜택을 보았고, 금융위기에도 큰 피해를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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